- 장원규 기자
- 2026-11-01
국내외 경기 침체와 고물가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그동안 거침없는 성장세를 이어오던 명품 소비 열기가 가라앉고 있다. 국내 주요 백화점의 명품 매출 신장률이 급격히 둔화된 것은 물론, 글로벌 명품 기업들의 주가도 폭락하면서 업계 전반에 먹구름이 끼고 있다.
1일 백화점 업계에 따르면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등 국내 주요 백화점 3사의 명품 매출 신장률은 올해 2분기(4~6월) 40% 안팎에서 3분기(7~9월) 20% 중반대로 낮아진 데 이어 10월에는 10%대로 떨어졌다.
업체별로는 롯데백화점의 명품 매출 신장률이 2분기 40%에서 10월 15%로 낮아졌으며, 신세계백화점 역시 2분기 40.9%에서 10월 10.2%로 대폭 하락했다. 현대백화점 또한 1분기 32.6%에서 10월 11.8%로 비슷한 하락세를 나타냈다.
특히 가파른 신장세를 보였던 고급 주얼리 부문의 둔화가 두드러졌다. 2분기 백화점 3사의 주얼리 매출 신장률은 60~80%대에 달했으나, 10월 들어 15~20% 수준으로 크게 떨어졌다. 고물가 지속과 국내 주식시장 부진에 따른 자산효과 축소가 소비자들의 지갑을 닫게 만든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명품 소비 침체는 국내만의 문제가 아니다. 세계 최대 명품 그룹 루이뷔통모에에네시(LVMH)의 올해 3분기 패션·가죽제품 부문 유기적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 감소했다.
모건스탠리는 올해 글로벌 명품 시장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4~5%에서 2.5%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모건스탠리 연구진은 중국의 부동산 경기 침체와 경기 불안을 언급하며 "중국 명품 시장에서 지속적인 두 자릿수 성장 시대는 끝났을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실적 부진은 주요 명품 기업들의 주가 폭락으로 이어졌다. 지난달 30일 종가 기준 LVMH 주가는 지난해 말 대비 40.0% 하락했으며, 에르메스(-39.1%)와 케링(-41.2%)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유럽 6대 상장 명품 기업의 시가총액은 올해 들어서만 약 2510억 유로(약 374조 원) 감소했다.
이처럼 시장 위축이 본격화되면서 그동안 원자재 가격과 환율 상승 등을 명목으로 매년 가격을 올리던 글로벌 명품 브랜드들의 배짱 영업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실제 프랑스 주얼리 브랜드 부쉐론은 지난 7월 인상했던 일부 제품 가격을 10월 들어 다시 이전 수준으로 인하하는 등 가격 정책 조정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명예교수는 "중동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물가 상승 압력과 중국 등 주요 시장의 내수 부진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글로벌 명품 소비 심리가 급격히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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